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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정미 넘치는 염라의 신 - 관제(關帝)

인정미 넘치는 염라의 신 - 관제(關帝)



마(馬)씨 성을 쓰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관리가 되려는 꿈을 지니고 있었다. 관리가 되려면 과거에 급제를 해야 하므로 과거의 시험공부를 위해서 이(李)씨의 집 방 한칸을 빌어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이씨의 집 이웃에 왕(王)씨 성을 쓰는 남자가 살고 있었다. 왕은 그의 처에게 생활비를 잘 주지 않았기 때문에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팠던 나머지 왕의 처는 이씨네 집에 있는 닭을 훔쳐 잡아먹고 말았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이씨는 화가 나서 그 사실을 왕에게 말해 버렸다. 자주 술에 취하여 지내던 왕은 몹시 노한 나머지 칼을 들고 그의 처를 몰아 세웠다. 만약 정말로 훔쳤다고 말했다가는 칼에 맞아 죽을 것 같았다.

벌벌떨던 그의 처는 남편의 칼부림에 겁이 나서 닭을 훔친것은 실은 이씨 집에 붙어 사는 마씨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놀란 것은 당사자인 마씨였다. 전혀 그런 일이 없노라고 수없이 항변했지만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마씨는 마을에 있는 관제묘(關帝廟)에 가서 뽀에(던져 점치는 도구)를 던져 흑백을 정하자고 제안을 하였다. 만약 이면이 나오면 범인은 왕씨의 처이고 표면이 나오면 범인은 마씨가 되는 것으로 정하였다. 관제묘에 당도한 그들은 뽀에를 던졌는데 점을 친 결과는 놀랍게도 세번 모두 표면이 나왔다. 그로 인하여 왕씨의 처는 죽음을 면하였으나 이씨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신세가 되고 이씨의 집으로부터도 쫓겨나고 말았다.

그 후 어느날 마씨는 우연히 신이 붙어 점을 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붙어 있는 신이 관제(關帝)라고 하는 것이었다. 관제라는 말을 듣자 화가 난 마씨는 관제는 엉터리에 불과하다고 욕을 퍼부어 대었다. 그러자 점치는 사람에 의지하여 관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마씨여 그대는 장래에 백성들을 다스릴 지위에 위치할 몸인데 어찌 판단이 그토록 엉뚱하여 밝지 못한가? 그대가 닭을 훔친 것이 되면 그대가 집에서 쫓겨나는 것 뿐이지만 왕씨의 처가 훔친 것이 드러나게 되면 그녀는 목숨을 잃게 될 것이 아닌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세상 어느 것 보다 중요한 일이니 그리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 천신(天神)도 나의 판단이 옳았다고 하여 나의 벼슬을 올려 주셨다. 그러니 그대는 분하게 여기지 말라.“

그 말을 듣고 보니 과연 그럴 듯 하였다. 그러나 마씨는 관제에 대하여 의문이 생겼다. 그리하여

“관제어른이시여 당신께서는 이미 관성제군(關聖帝君)의 위에 올라 계시거늘 어찌하여 위가 더 올랐다고 하시나이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관제는 “현재는 전국 각지 어느 곳에나 관제묘가 세워져 있기 때문에 제 아무리 영력이 있다고 하여도 그토록 많은 곳에서 받들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관제어른이라 하여도 손이 다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마을마다 있는 작은 관제묘에는 바르고 충실한 생애를 보내고 천신의 생각대로 행할 만한 죽은 사람이 선발되어 관제어른의 업무를 대행하도록 되어 있다. 진짜 관제어른께서는 천신의 옆에 계시노니 어찌 그러한 작은 일들을 처리하시기 위해서 가벼이 행차하시겠는가?”

라고 답하였다.

마씨는 비로소 그제서야 모든 일에 이해를 하고 앞서의 판단에 기꺼이 복종할 수가 있었다.


- 삼일경 中에서 -